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dear. 하라부지

내 마음을 한 줄로 그렸어

by 서연 블로그 2024. 5. 24.

할아버지..
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딱 2주가 지났어요
할아버지란 단어만 써도 눈물이 나려고 하네
아직 슬픔이 무뎌지긴 이른 시간이지만
그래도 나 이번주는 몇 번 안 울었어

내가 필라테스 말고
다른 일도 같이 하면서 되게 정신없이 살거든
오늘도 일한 시간을 계산하면 8시간 정도는 되는데
거의 뭐 게임하듯 빠져서 해서
할아버지 생각할 시간이 쪼금 없네? 미안행

오늘 내 목표치를 다 채우고
겨우 침대에 누워보는데
한편으론 나 스스로를 내가 더 못 살게 구는 거 같기도 해.
전에는 좀 더 여유 있게 지내서 생각할 시간이 많았는데..
시도 때도 없이 눕고 일어나고를 반복했는데
그래도 할아버지가 생각하기에
내가 마냥 할아버지만 생각하고 슬퍼하는 건 또 싫어할 거 같아서~

그냥 좀 쓰다가 멈추게 되네
주책맞게 내가 세상에서 제일 슬픈 애 같네
나 그날 진짜 엄청 소리 지르면서 울 것 같앴는데
가족들이 다 숨 죽이고 훌쩍 만하고 소리를 안 내는 거야~
그래서 소리 안 나려고 참는 게 더 힘들었어
내가 너무 우니까 장례지도사분들이 그러시더라고
너무 울면 맘 쓰여서 편히 못 가신다고..
그래서 좀 덜 울었어
할아버지 편히 가시라고
신기하게 참아지더라
그 말에 눈물이 들어가더라고..

써 내려가다 보니 할아버지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리네
보고 싶다.

입관식 때 할아버지한테 쓰고 싶은 말 쓰라고
펜 주셨는데 그때 우느라고 할 말 못 써서 미안해
그래도 내가 찰나에 하트 그린 거
조그맣게 그렸어도 할아버진 내 마음 알지?
나 또 열심히 살다가 짹짹거리러 올게!
사랑해 하라부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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